[방송의 날 기획 우리가 사랑한 대하사극]
궁예의 최후가 뉴스가 된 〈태조 왕건〉, 고려사에 담은 통합의 시대정신 - 말에 찍힌 ‘DJ’ 낙인 해프닝부터 백두산 천지 촬영까지, 대하사극 뒷이야기 - ‘사극 장인’ 배우 이덕화가 말하는 대하사극의 힘, 배우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무대 - 1981년 〈대명〉부터 2026년 〈문무〉까지, 45년간 축적된 도전과 진화의 연대기 “누구인가?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대사 하나만으로도 모두가 같은 장면을 떠올리는 드라마가 있다. 주말 저녁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보고, 극 중 인물의 최후 촬영 장면이 뉴스가 될 만큼 큰 사랑을 받아온 대하사극. 1981년 〈대명〉으로 시작한 KBS 대하사극은 34편의 작품을 통해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왔다. 9월 3일 방송의 날을 맞아 KBS 다큐 인사이트가 배우들과 제작진, 그리고 사극 팬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KBS의 대하사극들을 다시 만난다. ■ 시대가 필요로 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 대하사극 대하사극은 단순히 역사를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당대의 관심과 질문을 작품 안에 담아왔다. 조선 건국을 인간의 선택과 고뇌로 풀어낸 〈용의 눈물〉은 당시 대권 경쟁과 겹쳐 크게 주목받았고, 주인공 이방원이 탄 말에 찍힌 ‘DJ’ 낙인이 논란이 되는 해프닝까지 낳았다. IMF 이후, 국난을 극복하고 새천년을 앞둔 시기에 기획된 〈태조 왕건〉부터 국내 드라마 최초로 북한 촬영을 성사한 〈제국의 아침〉, 무신정권기를 다룬 〈무인시대〉. KBS 고려사 시리즈 3부작은 낯설었던 고려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기도 했다.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이 일던 시기에는 〈대조영〉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발해 건국사를 조명했고, 2014년 〈정도전〉은 ‘헬조선’과 ‘N포 세대’로 대표되던 현실 속에서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물었다. 과거의 역사로 당대의 현실을 비추고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져온 KBS 대하사극의 시대정신을 되짚어본다. ■ 배우의 성장과 제작진의 도전, 대하사극 45년의 자산 “늘 배워왔던 역사 속에 나오는 인물들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경이롭잖아요. 사극이 강도가 센 만큼 한 3배 더 감동이 있는 거 같아요.” -이덕화 / 배우- 드라마 〈한명회〉 속 주인공 한명회부터 〈무인시대〉의 무인 이의민, '대조영' 속 당나라 장군 설인귀까지, 사극 속 다양한 인물을 연기해 온 배우 이덕화. 배우들에게 대하사극은 100회가 넘는 긴 호흡 속에서 한 인물의 생애를 완성하고,해 나가며 성장할 수 있는 무대였다. 그리고 시청자들도 그 안에서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작진에게도 대하사극은 도전의 무대였다. 〈불멸의 이순신〉 제작진은 이순신의 해전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실제 바다에서의 촬영을 감행했다. 통제할 수 없는 자연에서 여러 변수와 맞닥뜨렸지만, 작품을 향한 일념 하나로 100부작이 넘는 여정을 완수했다. 여기에 대형 수조의 미니어처, 그래픽 기술, 200여 명 수군 출연자 등의 힘이 모여 전에 없던 해전 장면을 탄생시켰다. 한 작품에서 얻은 경험은 다음 작품으로 이어진다. 대하사극이 쌓아온 사람과 기술의 경험은 작품을 이어가는 든든한 자산이다. ■ 우리가 사랑한 대하사극 “대하사극 보면서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사실상 KBS가 키운 역사 소년이었다.” -김명훈 / 국립공주박물관 학예연구사, 대하사극 팬- 시청자들이 사극을 보고, 사랑한 이유는 무엇일까? 〈태조 왕건〉을 보며 역사에 빠져 박물관 학예사가 된 김명훈. 대하사극을 보며 자란 경험은 또 다른 역사 콘텐츠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이제 유물과 기록에 최신 영상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며, 많은 역사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