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오늘은 시라이시의 생일이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아 주인공인 느낌은 여전히 제로였다. 하지만 조용한 교실에서 느닷없이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려, 생각지 못한 형태로 반 친구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하고 말았다. 부끄러워 보이는 시라이시에게 쿠보는 배고프면 먹으라며 초콜릿을 건네주었는데, 포장지에는 생일을 축하한다고 적혀있었고. 이제까지 쿠보가 시라이시를 지켜봐 주고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쿠보는 처음으로 시라이시를 봤을 때를 회상했는데.

좋아하는 만화가 영화로 개봉하는 금요일을 앞두고 매우 기분이 좋아 보이는 시라이시. 전에 시라이시한테 추천받아 그 만화를 읽고 있던 쿠보는, 시라이시에게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약속 당일이 되었고, 귀엽고 깜찍하게 꾸미고 포니테일을 한 채 나온 쿠보와 함께 시라이시는 영화관으로 향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존재감이 너무 옅은 나머지, 시라이시가 옆에 있는데도 쿠보에게 말을 거는 남자들이 나타나고 말았다. 곤란해 보이는 기색인 쿠보를 보고 시라이시는 어떤 행동을 취했는데.

내일 신체검사를 하게 된 쿠보와 시라이시. 어쩌면 시라이시의 키를 자신이 제쳤을지도 모른다면서, 쿠보는 시라이시에게 키를 대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쿠보가 시라이시의 등을 벽에 붙이게 하고 자로 키를 잰 후, 다음으로 같은 방법으로 시라이시가 쿠보의 키를 재보려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마주 본 상태에서 키 높이에 자를 대려는 자세가 마치 벽쿵을 하는 모습과 흡사했는데.

드디어 오늘부터 2학년. 동급생들이 설레고 있는 가운데 교실에 들어온 시라이시가 자신의 자리를 찾자, 시라이시의 자리는 여기라며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그 자리엔 알고 보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쿠보가 있었다. 하즈키와 타마오도 같은 반이 된 가운데 조회 시간에 학급 위원을 정하게 되었고, 시라이시가 작년처럼 환경 위원이 된 가운데 반 친구인 스도는 시라이시가 전에 환경 위원이었다는 걸 알고 있는 모양이었는데.

내일은 꽃놀이하러 가는 날! 슈퍼에 장을 보러 나온 쿠보, 사키, 아키나 세 명은 거기서 세이타를 데리고 나온 시라이시를 발견했다. 쿠보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둘에게 말을 걸려고 했으나, 세이타는 처음 본 사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듯했고... 게다가 그런 모습을 보던 아키나가 시라이시와 세이타에게 꽃놀이를 같이 하자고 권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 날 꽃놀이 때 술에 취한 아키나 때문에 한바탕 파란이 일었는데.

무사히 기말고사를 마쳐 게임을 몰수당하지 않고 넘어간 시라이시. 하지만 3학기가 끝난다는 건 곧 반이 바뀐다는 뜻이기도 했다. 쿠보가 자신을 발견해 주는 나날도 조금 있으면 끝일지도 모른다며 시라이시는 섭섭함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쿠보 또한 하즈키네 집에서 열리는 자고 가는 모임에서 반이 바뀌는 얘기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시라이시에 대한 게 머릿속에 떠올랐는데.

물건을 떨어뜨렸을 때 시라이시는 그 물건의 주인임에도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않았지만, 손수건을 떨어뜨린 어느 날 뒤에서 걷고 있던 소녀가 그것을 주워 그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이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가운데 우연히 그녀가 쿠보의 사촌 여동생인 사키이며 서점에서 만났던 여자는 쿠보의 언니인 아키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각을 한 시라이시는 수업 중에 교실에서 나온 쿠보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는데.

3월 어느 날. 달력의 3월 14일에 화이트 데이라고 적혀있는 걸 본 시라이시는, 밸런타인데이 때 자신의 책상 서랍에 있던 초코 쿠키를 떠올렸다. 평소처럼 가게 점원도 자신을 눈치 못 채는 상황에도 어떻게든 답례품을 구입하고 맞이하게 된 화이트 데이 당일. 시라이시는 쿠보를 복도로 불러냈는데.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교내에서 남녀 상관없이 어쩐지 어수선한 공기가 흘러도, 병풍 캐릭터인 시라이시와는 아무런 관련 없는 그냥 평일일 터였지만. 자리에 앉아보니 책상 서랍 안에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확인해보니 하트 모양 초콜릿이 들어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그걸 다섯 번이나 쳐다보고 시라이시가 책상에 머리를 부딪치자, 그런 그의 앞에 쿠보가 나타났는데.

집에서 좀 떨어진 서점에 방문한 시라이시. 누가 보고 던져둔 책을 보고 원래 자리에 돌려놓으려고 집어 드니, 그 책은 야한 책이었다. 동요하면서 곤란해하고 있자, 병풍일 터인 시라이시에게 어떻게 된 건지 여자 점원이 말을 걸었고. 그리고 겨울의 어느 날. 쿠보와 이야기를 주고받던 시라이시는 쿠보로부터 언제 한번 밖에서 만나자는 말을 들었고, 날짜를 정하고 달력을 확인해보니 그날은 12월 25일이었는데.

시라이시가 현재 기대하고 있는 것은 좋아하는 만화의 신간 발매일. 의기양양한 채 서점으로 향했으나, 어째서인지 자동문이 그에게 반응하지 않아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시라이시는 한동안 꼼짝 못 하고 서 있어야 했지만, 어쩌다 지나가게 된 쿠보 덕분에 어떻게든 서점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쿠보는 시라이시가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만화에 흥미를 가졌고, 그에게 그 만화를 빌려 달라고 했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는 소년 시라이시 준타. 반 친구나 선생님한테 좀처럼 인식되지 않고, 청춘의 무대에조차 올라갈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병풍 같은 그를 옆자리의 여주인공 소녀 쿠보 나기사만은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시라이시를 얼마나 주변 사람들이 눈치 못 채는지 궁금해진 쿠보는 수업 중에 일어서도 눈치 못 채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를 꺼냈는데.